- "행복"
- 사회복지법인 가교
함께하는 기쁨 나누는 사랑
불길이 퍼지고 있다. 사망자와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장애인 가구의 전소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시설에 거주하거나 와상 상태인 분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휠체어째로 번쩍 들어” 옮겨주거나, 집에 홀로 남겨진 이들을 찾아와 구조해 준 덕분에 살아난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다. 장애계는 재난 앞에서 기적에 의존해야 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규탄하며, 경북지역과 보건복지부의 즉각적인 장애인 재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2022년 여름 폭우로 인한 발달장애인 일가족의 죽음, 2022년 울진 산불, 2020년 코로나19, 2017년 포항 지진—이러한 기후재난이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이제 기후재난은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현장에서 국가의 존재는 찾아볼 수 없다. 장애인은 재난 상황마다 가족, 지역주민, 봉사단체, 장애인권단체 등 민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 상황 장애인 대응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만 있을 뿐, 지자체와 정부의 구체적 역할은 정립되어 있지 않다. 안심콜과 같은 등록·관리 체계는 있으나, 실질적인 지원 주체와 방법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산불이 확산되는 지금, 재난대피에 취약한 장애인 가구를 우선 방문하고, 대피를 위한 이동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미 경북지역에서는 발달장애인 가구 8곳이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이후의 피해복구와 지원은 단순한 재산손실 보상을 넘어서야 한다. 호흡기장애인과 같이 기저 질환이 있는 장애인은 장기간의 병원 치료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의료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경상북도는 관할 지역 내 모든 수용시설의 피해 현황과 지원계획을 파악하여 공개하라. 대피소 거주자를 위한 구체적 지원계획을 수립하라. 특히 노인과 고령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의 대피 지원을 마련하라.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안내가 아닌,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장애인 재난 대응 매뉴얼을 즉각 수립하라. 장애계는 반복되는 재난 속에서 방치하는 국가의 무책임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번 생명을 잃은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장애계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5.03.26.
전국장애인건강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